사우나 가스관을 불법 개조하고 가스 검침원들에게 거짓 수치를 알려주는 식으로 25억원어치의 가스를 훔쳐 쓴 배관공과 사우나업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5일 수도권 10개의 사우나에서 25억원어치의 가스를 훔친 혐의로 배관 기술자 정모(63)씨를 구속하고 사우나 업주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부인이 운영하는 4개의 사우나를 포함한 10개의 사우나업소 가스관을 불법 개조해 정상 요금의 10~15%만 지급하도록 계량기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에 적발된 사우나 10곳 중 4곳은 정식 계량기를 뜯어내고 그 자리에 정씨가 직접 제작한 동관(銅管)으로 갈아 끼워 가스가 계량기를 통과하지 않도록 하는 수법을 썼다. 또 다른 4곳은 계량기가 설치된 관을 잠그고 보조 관의 밸브를 열어 가스를 우회시키는 방법으로 계량기를 조작했다. 나머지 2곳은 지하실에 있는 보일러실을 셔터로 차단해 검침원이 직접 검침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문자나 전화로 실제 사용량보다 적은 수치를 불러줬다.

정씨가 문자로 보낸 수치를 의심 없이 기록했던 검침원 A씨는 "매월 말에 2~3일간 혼자서 계량기 3000개 이상을 검침해야 해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전화나 사진으로 통보받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