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파행됐다. 회의 초반 김태호 최고위원이 두 차례나 유승민 원내대표의 퇴진을 주장하자 김무성 대표가 "그만하라"며 퇴장해 버렸다. 김 최고위원은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고, 김학용 대표비서실장이 김 최고위원을 가리켜 '×××'라고 욕설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믹타(MIKTA·5개 중견국 협의체)' 국회의장단을 만나는 자리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빠진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믹타 의장단은 정 의장 초청으로 방한했다. 청와대와 정 의장 측은 '외교 의전 관례'라고 했지만 "청와대가 정 의장의 국회법 개정안 재의(再議) 결정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전날에는 추경(追更) 당정 협의에 당 측 책임자인 유 원내대표가 불참하는 일이 벌어졌다. 친박계 핵심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일부러 피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다. 모두 정상적인 국정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청와대와 친박계는 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 문제가 결론 나는 6일을 시한으로 정해 유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버티는 듯한 모습이다.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선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임기가 절반 넘게 남아 있는 대통령의 여당 원내대표 거부 입장이 확고한 상황에서 사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선 누구든 예상에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서로 생각하는 시기가 다를 뿐이다. 그게 정치의 현실이다.
국가적으로도 메르스 불길이 아직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전염병 여파에 그리스 사태까지 겹쳐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당장 '메르스 추경' 통과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당·정·청이 한몸이 돼서 밀고 나가도 될까 말까 한 일들이다.
상황이 이렇게 엄중한데도 국정이 '유승민 분란' 하나에 멈춰 서서 파행을 거듭한다면 국가적 자해(自害) 행위일 뿐이다. 여권만이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염증(厭症)도 더 커질 것이다. 여권은 이제 유 원내대표 문제의 해결은 정치적 순리와 상식에 맡기고 감정싸움을 자제하면서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명령이고 집권 세력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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