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29일 베이징에서 협정문 서명식을 갖고 사실상 공식 출범했다. 미국이 이끌어온 세계 금융 질서에 중국이 도전장을 던지며 '새판 짜기'에 나선 것이다.

한국·중국·러시아·독일·영국 등 AIIB 57개 회원국 대표들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협정문에 서명했다. 한국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했으며, 앞으로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마치면 공식적으로 창립 회원국이 된다. 57개 회원국은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규모에 따라 AIIB 출자 비율을 정했다. 중국이 지분율 30.34%(투표권 26.06%)를 얻어 주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을 확보했다. 한국의 지분율은 3.81%(투표권 3.5%)로 아시아 국가 중 4위, 전체 국가 중 5위를 차지했다. AIIB의 수권 자본금은 1000억달러다.

최경환 부총리는 28일 사전 브리핑에서 AIIB를 통해 "북한도 지원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AIIB 회원국이 아니지만 AIIB 지분의 75% 찬성을 얻으면 비회원국도 지원할 수 있다는 협정문 규정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북한 지원과 관련해 여러 변수가 있다"면서도 "AIIB 운영 과정에서 북한 지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환경이 조성된다면 AIIB를 통한 북한 지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적극적으로 (북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것(북한 지원)은 여러 부분으로 환경 등이 충족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