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선통신 데이터 사용량은 2012년 1월 2만9700TB(테라·兆 바이트)에서 지난 4월 14만5500TB로 3년여 만에 5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2019년까지는 데이터 사용량이 또다시 6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다양한 통신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통신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통신회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帶域)으로는 이 같은 수요 증가를 감당할 수 없다. 당장 내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할 때 도중에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크게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통신용 주파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사정이 비슷하다. 그래서 미국·일본·독일 등 세계 115개 국가가 과거 아날로그 방식의 TV 방송에 사용됐던 700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방송사로부터 반납받아 통신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정부는 당초 700㎒ 주파수를 이동통신 업체들에 배정하려다 지상파 방송사들과 정치권의 압력에 밀려 최근 700㎒ 주파수 대역의 절반을 방송 3사에 배정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그걸로도 부족해 여야 의원들은 EBS에도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700㎒ 주파수를 방송사에 다시 주기로 한 나라는 없다. 신호가 멀리까지 도달하고 장애물을 피해가는 성질이 뛰어나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700㎒ 주파수 대역을 통신용으로 활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주파수 대역을 통신용으로 배정하면 정부가 최소한 1조원의 재정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새로운 주파수는 국민의 데이터 통신 편의를 위해 방송보다 통신에 우선권을 줘야 옳다. 정부가 방송사와 정치권의 주장에 휘둘리면 결국 국민의 원성을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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