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열 공부혁명대장

필자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특별한 고민이나 생각을 갖고 의미 있게 살았다기보다 그냥 하루하루를 마냥 즐겁게 보냈다. 남보다 발육이 좀 늦은 편인 데다 워낙 장난기가 넘치는 성격이어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개념을 잘 몰랐다. 당시 필자의 가족은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했기에, 이런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크게 실망하셨다. 그러다 필자의 태도가 확 달라진 계기가 찾아왔다. 지금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인생의 삼촌'을 만난 것이다.

필자가 '인생의 삼촌'으로 여기는 멘토는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대를 입학·졸업한 뒤 장학금을 받고 미국 MIT로 유학을 간 사람이다. 이후 계속 미국에서 일하다가 최근 한국에 돌아왔다. 어린 시절 필자는 그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삶의 태도, 가치관 등 많은 것을 배웠다. 처음 만났을 때는 삼촌이 미국 유학을 가기 전이었는데, 당시 어머니는 "삼촌에게 교과목 과외를 받지 마라"고 당부했다. 당장 점수를 1~2점 더 받는 것보다는 기본자세부터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필자는 삼촌과 만나 지금 관심 있는 여자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의 꿈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방면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필자의 생각이나 태도도 점차 바뀌었다.

삼촌과 만나기 전 필자는 학교 시험 기간에 교과서를 한 번 대충 읽어보고 시험을 치르곤 했다. 문제집을 풀어도 채점조차 하지 않았다. 당연히 성적도 나빴다. 그런데 시험을 앞둔 어느 날 삼촌이 "문제집을 한 번 보고 끝내지 말고 풀고 나서 틀린 것만 다시 한 번씩 보라"고 조언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별것 아닌 작은 변화였을 뿐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다. 그 후 필자는 멘토인 삼촌을 따라 다양한 책을 사서 읽고, 클래식 음악을 듣는 등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필자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한 데는 이렇듯 '멘토'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청소년기에는 교과 지식을 머리에 넣는 것보다 기본적인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 좋은 교재와 훌륭한 교재가 넘쳐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상담하면서 학업 의지나 꿈이 없는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학부모를 자주 만난다. 돌이켜보면 필자는 어머니의 선견지명 덕분에 일찌감치 인생의 멘토를 만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다. 자녀가 스스로 자기 앞길을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청소년기는 다른 사람의 영향의 크게 받는 시기여서, 자녀에게 좋은 멘토를 찾아준다면 생각과 태도를 쉽게 바꿀 수 있다.

학생들에게도 주변의 좋은 선배나 교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멘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꿈을 공유하길 바란다. 그것은 자기가 나아갈 길을 찾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