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 정상화 한 해 전(1964년)부터 도합 25년간 한국에 근무한 마치다 미쓰구(町田貢·80·사진) 전 부산총영사가 일본 지지통신과 만나 "국가 사이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 (일본이 식민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하거나 (한국이) 일왕더러 사죄하라고 하는 것처럼 서로 선을 넘어 부딪치고 양보하지 않는 게 지금의 한·일 관계"라고 말했다.

마치다 전 총영사는 2차대전 이후 일본 외교관 중 처음으로 한국어를 배운 사람이다.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 등을 지냈고 퇴임 후엔 세종대 교수를 맡았다. 본지 인터뷰에서 "일본인 앞에서는 한국을 비판하지 않고, 한국인 앞에서는 일본을 비판하지 않는 것이 신조"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지지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는 "처음 한국에 가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오니가 섬(일본 전설에 나오는 귀신이 사는 섬)에 유배 가는 기분이었다"면서 "반일감정이 강했기 때문에 식당에서 걸레가 날아온 적도 있었다"고 했다. 고(故) 육영수 여사가 재일동포 손에 시해됐을 땐, 시위대 수천명이 몽둥이를 들고 일본대사관을 에워싼 적도 있다고 한다. 마치다 총영사는 "그때에 비하면 대중의 감정은 놀랄 만큼 좋아졌다"면서 "일본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과하고, 정부건 민간이건 돈을 내서 할머니들이 여생을 편히 보내시게 해야 한다"고 했다.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하면 한국은 몇 배나 반응하고, 일본이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조용히 하는 게 좋다"고 했다.

마치다 전 총영사는 "반일 감정을 줄일 특효약을 찾았지만 없었다"면서 "그저 양국이 열심히 없애도록 노력해나가지 않으면 안되고, 한 장 한 장 얇은 종이를 떼어내는 작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