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느린 공을 던지는 두산의 왼손 투수 유희관(29·사진)이 리그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승리를 쌓고 있다.

그는 21일 롯데와 벌인 프로야구 잠실 홈 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쳐 시즌 10승을 따냈다. 14번의 선발 등판 만에 거둔 두 자릿수 승수였다. 유희관은 삼성의 알프레도 피가로(14경기 10승)와 다승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평균자책점은 3.12에서 2.85로 끌어내렸다. 두산은 유희관의 호투와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타선에 힘입어 10대0으로 승리했다.

유희관은 이날 94개의 공을 던지면서 안타 2개만 허용하는 '짠물투'를 선보였다. 볼넷과 사구(死球)는 하나도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3㎞에 그쳤지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적절하게 섞으면서 롯데 타자를 요리했다. 1회 첫타자부터 5회 2사까지는 14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아웃시켰다.

그는 이날 승리로 두산 왼손 투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8회까지 투구수를 봤을 때 완봉까지 노려볼 만했지만 이 경기에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르기로 예정됐던 앤서니 스와잭에게 9회 마운드를 물려줬다.

유희관은 "스와잭이 빨리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에 완봉 기회를 놓친 게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KIA는 KT를 7대0으로 꺾으면서 올 시즌 벌인 8번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KIA(33승32패)는 이날 패한 한화와 SK를 제치고 리그 7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선발 투수 양현종이 7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평균자책점을 1.47에서 1.37로 낮춘 양현종은 이 부문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그는 올 시즌 리그에서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다.

넥센은 홈에서 LG를 4대3으로 따돌렸다. 3―3으로 맞선 9회말 박동원이 끝내기 스퀴즈로 3루 주자 서건창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NC는 안방에서 한화를 6대0으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5연패에 빠졌다.

넥센의 박병호와 NC의 에릭 테임즈는 나란히 시즌 22호 홈런을 쳐 이 부문 1위 강민호(23개·롯데)를 한 개 차로 추격했다. 삼성은 SK에 4대3으로 이겼다.

이날 NC와 KT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NC는 포수 용덕한을 데려왔고, KT는 투수 홍성용과 외야수 오정복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