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 극악무도한 인권 범죄에 대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책임이 있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세계 역사학자들의 공동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46·사진)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책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22~23일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학준)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한일 협정 50년사의 재조명' 국제 학술회의를 앞두고 사전(事前) 제출한 발표문을 통해서다. 더든 교수는 "그런 행위는 당시에나 지금도 인신매매와 납치죄에 해당하며 (전쟁 전의 일본 형법과 현행 형법에 의해서도) 국제 인신매매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더든이 주도한 공동성명에 동참한 서구 학자들은 지난달 187명에서 500여명으로 늘었다.

더든 교수는 발표문에서 "1930~1940년대 일본군에 의해 강제 동원된 성노예 문제는 지금까지 세계 차원에서 이슈가 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에 대해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면서도 행위 주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더든 교수는 "아베 총리는 '인신매매'라는 용어를 쓸 때마다 누가 인신매매를 저질렀는지를 묻는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은 간단하다. 일본 국가가 했다"고 못 박았다. "이들(강제 동원 위안부)은 위안부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현재 비열하게 주장하고 있는 '종군 민간인(camp followers)'이 아니라 국가 최고위층에 의해 조직된 시스템에 갇혀 있었다"는 것이다. 더든 교수는 또 "피해자는 성행위를 거부할 자유도, 살 곳이나 이주 지역을 결정할 자유도, 위안소를 떠나 그 일을 그만둘 자유도 없었다"면서 "일본군은 위안소가 설치된 것을 알고 있었으며 이는 성노예와 다름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미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시카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미국의 대표적인 동북아 전문가다. 특히 한·일 관계에 정통해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 게이오(慶應)대와 릿쿄(立敎)대. 연세대 등 한·일 양국에서 공부한 적도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학술회의에는 관젠창(管建强) 중국 화동정법대 교수, 베르너 페니히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 히구치 나오토(樋口直人) 일본 도쿠시마대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02)2012-6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