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에너지 혁명을 등에 업은 미국이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천연가스 생산국에 등극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2위 석유회사인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60만 배럴 늘었고, 천연가스 생산량도 급증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일 평균 100만 배럴 이상 증가했다. 미국 외에도 캐나다와 브라질도 원유 생산량을 사상 최대로 늘리면서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으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과의 신경전에 일조하기도 했다.
BP의 자료를 보면, 미국은 지난해 소비한 에너지의 90%를 자체 생산했다. 지난해 미국의 에너지 수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한 비중은 1%에 불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에 이 비율이 5%였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액손모빌과 체사피크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지난해 미국에서 쏟아부은 자금은 1200억달러(약 134조원)에 달한다. 5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미국의 셰일원유 개발 붐으로 인한 에너지 생산량 급증에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국제원유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40% 하락했다.
상승세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중국의 원유 소비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39만 배럴 증가해 세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선진국의 원유 소비는 같은 기간 1.2% 줄면서 지난 9년 사이 8년에 거쳐 감소세가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리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이 미국의 셰일 에너지 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느정도의 조정기를 거치면서 현재 유가(배럴 당 60달러 안팍) 흐름에서 경쟁력을 가진 업체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밥 더들리 BP 최고경영자(CEO)는 관련 인터뷰에서 “미국의 셰일혁명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면서 “세일원유 추출에 사용되고 있는 굴착기 수는 지난해 10월 대비 절반으로 줄었지만 올 여름을 지나면서 안정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