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단체 중 하나인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5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허위사실에 근거한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의료혁신투쟁위 최대집 공동대표(사진)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허위사실을 퍼뜨려 목숨을 걸고 환자를 돌보는 의사를 의료 윤리를 저버린 사람으로 만들었다"면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국민 불안이 가중되는 시점에 괴담(怪談)에 가까운 유언비어를 유포해 국민 불안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4일 밤늦게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박모씨가 경미한 증상을 보인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대규모 행사에 잇따라 참석해 1500여명의 시민이 메르스 위험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씨는 5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 시장은 의사인 내가 마치 전염병에 대한 기본도 망각하고 돌아다닌 것처럼 발표했는데 박 시장의 말은 거짓말”이라며 “대권을 노리는 박 시장이 정치적 쇼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의료혁신투쟁위는 박 시장의 기자회견 전문, 의사 박씨의 인터뷰 내용, 그리고 제보받은 객관적 자료를 검토한 결과, 약간의 시간상의 오류는 있을 수 있지만 박씨의 주장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고, 박 시장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제보받은 자료는 박씨의 진료기록에 해당하는 자료”라며 “박씨에게서 기침·발열·오한 등 메르스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 시점과 격리 시점 등을 검토해 본 결과, 박씨의 기억에 사소한 시간적 차이는 있어도 대체로 사실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박 시장이 도대체 무슨 의도로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발언을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그렇지 않아도 메르스에 대한 불안과 정부 불신이 상당한데 박 시장이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강화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 대체 그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이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다 받았을 텐데 대체 왜 이런 괴담에 가까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목숨을 걸고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의 명예를 짓밟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최 대표는 박 시장이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가 박씨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그렇다면 박 시장이 박씨의 동선 등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형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고도의 전문 지식을 가진 의사가 박 시장의 말처럼 과연 그런 무분별한 행동을 했겠는가. 객관적 자료를 봐도 박씨는 본인이 메르스 감염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행동했고, 인지했을 땐 본인 주장대로 먼저 신고하고 바로 격리조치에 들어갔다”며 “박 시장은 시장으로서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을 했다”고 했다.
의료혁신투쟁위는 당초 박 시장을 고발할 계획이었으나, 사안이 시급한 만큼 우선 박 시장에 대한 수사의뢰를 하고, 이후 필요하면 법률 검토를 거쳐 고발까지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