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30 재보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에서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이 주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차기 대선 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손 전 고문의 한 측근은 이날 "손 전 고문이 주요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등에 관한 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이 빠질 수 있게 조치해달라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부탁했다"며 "그래서 측근들이 실제로 한국갤럽, 리얼미터 등의 여론조사 기관 대표와 간부들에게 그런 요청을 했다"고 했다. 이 측근은 "손 전 고문은 '나는 이미 정치를 떠난 사람'이라며 최근 부쩍 자신에 관한 언급이 많아지고 관련 여론조사까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심적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며 "지인들을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행보에도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시선이 많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측근은 “지난 달말 호남 지역 여론조사에서 손 전 고문이 차기 대선 후보로 1위를 기록했다는 등의 보도가 나온 뒤, 손 전 고문이 직접 여론조사기관에 부탁을 해달라고 지시를 해서 제가 전화를 걸어 정중하게 요청했다”며 “해당 여론조사기관에서는 ‘노력해보겠지만 자체 조사가 아니라 의뢰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들어갈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고 ‘그렇다면 의뢰자측에도 우리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손 전 고문은 지난 달 시사저널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 유권자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차기 대선 주자로 꼽혔었다. 손 전 고문은 이 조사에서 22.4% 지지율을 기록했고, 박원순 서울시장(20.5%),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19.4%), 안철수 의원(18.6%)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여야 인사를 망라해 실시된 차기 대선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5위에 올랐다.

손 전 고문은 은퇴 이후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제외하고는 문재인 대표 등 야권 핵심 인사들의 회동 요청을 거절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광주의 한 상가(喪家)에서 조문한 뒤 “가끔 곰팡이처럼 피어나는 정치 욕심을 산(山) 생활로 닦아내고 또 닦아낸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