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헬무트 콜(Kohl·85·사진) 전 총리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언론들은 2일 "콜 전 총리가 장 절제 수술을 받은 뒤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3주째 의식 없이 지내고 있다"며 "현재 위독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고령의 콜 전 총리는 2008년 계단에서 넘어져 뇌진탕 증세를 보인 뒤 줄곧 휠체어에 의지한 채 지내왔다. 지난달 4일에는 고관절 수술을 받기도 했다.

콜 전 총리는 1982년 서독 총리로 취임해 1998년 퇴임하기까지 16년간 재임하며 통일 독일 시대를 연 인물이다. 1980년대 말 동구권이 몰락해가는 등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독일 통일을 향한 주도권을 잡았고, 1990년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과의 담판을 통해 독일 통일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냈다. 콜은 1990년 통일 독일에서 치러진 첫 선거에서 압승했고, 1994년 치러진 선거에도 승리했다.

그러나 정치적 말년은 평탄치 못했다. 통일 독일 초반 높은 실업률과 동서독 간의 경제 격차 등 통일 후유증으로 비판 받았다. 콜은 1998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 후보 게르하르트 슈뢰더에게 패한 후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듬해에는 정치 자금 스캔들에 휘말리며 타격을 입었다. 총리 재임 시절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며 기민당 명예총재 자리에서도 물러났고, 2002년 정계에서 공식 은퇴했다. 그는 이후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