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주를 제외한 대형주는 상승 여력이 충분합니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작년 11월 후강퉁(滬港通·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이 시행된 이후 2400에서 4800선까지 두 배로 올랐다. 게다가 오는 7월부터 선강퉁(深港通·선전-홍콩 간 교차 거래) 시행까지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후강퉁의 최대 수혜주인 중국 태양광 업체 한넝(하너지·漢能) 주가가 하루 만에 47% 급락하는 등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넝그룹의 리허쥔 회장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 마윈(馬云)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자로 떠오르면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중국 사모펀드(PEF) 선전퉁웨이(深圳同威)의 리츠(李馳·53,사진) 대표는 그러나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리 대표는 리 찌엔(李剑) 심천견우성자산관리 대표·딴 빈(但斌) 심천동방항만투자관리 사장과 함께 '중국의 워런버핏'으로 불리는 세 명 중 하나다.

2003년 선전퉁웨이와 선전퉁웨이 벤처캐피탈을 잇달아 설립했고, 1993년부터 약 22년간 중국과 홍콩에서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백화투자’ ‘중국식 가치투자’ ‘투자는 장거리여행’ 등의 저서로도 널리 알려졌다. 사모펀드 운용 규모는 6억달러(약 6600억원) 수준이다.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CKGSB 세션 참석차 방한한 리 대표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워런버핏 스타일의 가치 투자를 추구한다고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나.

“중국 기업의 기초체력을 분석해 투자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 건 당 평균 5~10배 수익을 얻었다. 중국 주식은 대주주가 소유하고 시장에 거래되지 않는 법인주와 시장에 거래되는 유통주로 나뉘어 있다. 법인주는 유통이 되지 않지만 당시 우리는 계약을 통해 합법적으로 소유하게 됐다. 이들 법인주가 100% 상장되면서 10~20배 수익을 얻었다. 대표적인 주식이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 ‘완커’다. 당시 주당 약 3위안에서 샀던 이 주식이 2007년 30위안까지 올라 약 10배의 수익을 냈다.”

-그 밖에 자신만의 투자 원칙이 있다면?

“미국 전설의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Peter Lynch)가 말한 '칵테일 파티' 이론을 항상 염두에 둔다. 파티 참석자들이 펀드매니저인 자신에게 주식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 주식을 사고, 반대로 참석자 대부분이 자신이 보유한 종목에 대해 떠벌리고, '누구는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주식을 파는 식이다.”

-관련 경험담이 있으면 소개 부탁한다.

“2005년인가 2006년에 베이징 시내 한 술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중국 증시는 1000에서 시작해 6000선까지 급등했다. 술집 주인에게 나를 펀드매니저라고 소개하자 공상은행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며 투자하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주식을 빠져나와야 할 때’라고 생각했고,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에 도달했을 때 모든 주식을 팔았다. 이후 6000까지 오르던 상하이지수는 1600선까지 급락했다. 물론 중요한 판단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 순이익)이 40배로 높았던 것도 빠져나와야 한다고 판단한 중요한 이유였다.”

-중국 증시를 초기부터 지켜봤는데, 그동안 어떻게 변화했나.

“90년대 초 중국 증시는 글로벌 시장과는 완전히 달랐다. 독립된 성처럼 존재했다. 재무 상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기업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주가 상승 뒤에는 항상 큰 손 또는 투기 세력이 존재했다.

이 후 수년 간의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당시 1억위안 수준의 거래 규모가 현재 1조위안으로 성장했다. 약 만 배에 달하는 엄청난 성장이다. 초기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을 모두 더해도 몇 억 위안 밖에 안 됐지만 지금은 50조위안에 달하고, 상장 기업 수도 2000개 이상이다. 불과 25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한국 투자자의 관심이 뜨겁다. 하반기 시행예정인 선강퉁에서 어떤 수익을 노릴 수 있나.

"우선 차익거래부터 노려볼 만 하다. 선전증시 A주(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와 홍콩증시 H주(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에 동시 상장된 기업의 가격 차를 활용하거나 양측 증시에 모두 투자하는 상품에 가입해 이익을 늘릴 수 있다. 예컨대 선전에서 주당 3000원에 거래되는 기업이 홍콩에선 6000원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차익거래를 하더라도 기업 PER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중국 증시의 과열을 우려한다. 얼마 전 중국 상하이 증시가 6.5%나 폭락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거품 붕괴 우려도 큰 데 어떻게 보나.

“중국 증시에 거품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중소형주에 국한된다. 대형주는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다. 중국 본토 증시와 선전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주식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개 종목( FTSE 차이나A5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2.8배로 이 수치가 40배로 오르기 전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반면 차스닥에 상장돼 있는 중소형주 PER은 110배로 고평가돼 있어 투자하긴 위험하다.”

-중국 또는 홍콩 증시에 투자할 만한 베스트 종목과 워스트 종목을 추천한다면.

"먼저 워스트부터 말하겠다. '알리바바'와 같은 인터넷 IT 주는 지금 투자해선 안된다. 알리바바는 좋은 기업이긴 하지만 이미 오를대로 올라 지금 사면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
지금 투자하기 가장 좋은 종목은 보험주다. 특히 현재 주당 86위안 수준인 중국 최대보험사 핑안(平安)보험은 오는 2017년 200위안까지 오를 수 있다. 중국 보험 산업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국민 1인당 보험가입 건수가 3.59건으로 100%에 달하는 반면 중국은 10% 미만이다. 핑안보험은 얼마전 알리바바의 마 회장과 텐센트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주당 60위안선일때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 1분기 순이익은 199억6400만위안(약 3조520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84.7% 늘었다. 핑안보험은 산하에 은행·증권사, 유명 인터넷 주식 사이트까지 있지만 PER은 10배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중국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는 2017년까지 1만선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중국 대형기업들의 기초체력이 좋고 글로벌 기업의 입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융주 PER이 7배인데, 13배가 되는 순간 1만선을 넘을 것이다.”

리 대표는선전퉁웨이를 설립하기 전 홍콩국제재무투자사에서 5년 간 근무했다. 중국 경제 주간지 증권시장(證券市場)은 그를 중국 최고의 투자자 7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