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을 살해한 혐의로 중형이 선고됐던 40대 여성에게 대법원이 사실상 무죄를 선고했다. 증거 부족 등이 이유였다.
박모(49·여)씨는 2013년 11월 내연관계인 피해자 오모씨 집에서 술을 마셨다. 갈등 끝에 오씨가 박씨에게 헤어지자고 한 상태였다. 박씨는 오씨가 술 취한 틈을 이용해 술잔에 농약을 타서 마시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1, 2심은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며 박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오씨가 재산 반환을 요구하던 상황이었고, 농약이 담겨 있던 병에서 박씨의 지문이 발견된 점 등이 유죄 근거였다.
하지만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박씨가 오씨를 살해했다고 볼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평소 농사일을 했던 오씨가 농약 색깔과 냄새를 잘 알고 있어 술로 착각하고 마시지 않았을 것이고, 오씨가 죽기 전부터 딸과 사위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낸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자살의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