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사들인 해외 신용카드 정보로 국내 쇼핑몰에서 고가의 물건을 구매하고 이를 되파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미국·캐나다인 등의 해외 신용카드 정보로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홍삼·금붙이 등을 구매한 뒤 싼 값에 되팔아16억원을 챙긴 혐의로 정모(41)씨 등 18명을 검거해 그 중 8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달아난 2명은 지명수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윈난성 등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한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건당 10~30달러에 외국인 명의로 된 신용카드의 카드번호·유효기간·명의자·사회보장번호·우편번호·CVV번호 등 1175건을 구매했다. 이 사이트는 허가 받은 사용자만 로그인을 할 수 있고 보안 유지를 위해 전자화폐만 이용할 수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정씨 일당은 이렇게 구매한 정보로 2012년 11월부터 2013년 3월 중순까지 한국조폐공사전자쇼핑몰, 우체국 쇼핑몰, 인터넷 쇼셜커머스 위메프에서 골드메달, 홍삼제품, 골프용품 등을 5000여건 넘게 불법 결제했다. 이어 미리 접촉해 둔 구매책에게 물건을 헐값에 되팔아 16억여원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2012년 10월부터10개월간 인터넷 불법 사설 경마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83억여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 사무실을 네 차례나 옮겼고 물건을 되팔 때는 반드시 현금으로만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국내에서 해외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결제 내역이 전자결제대행사(PG사)와 외환은행, 해외은행 등을 차례로 거쳐야 해 카드 명의자에게 전달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악용했다”며 “조폐공사와 우체국쇼핑몰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도 이들 사이트가 해외 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책인 정씨는 2년 전 공범들이 잇따라 검거되자 전국을 떠돌며 도피생활을 해왔고 지난 14일 인천에서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