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출장|곽아람 글|아트북스|328쪽|16000원

기자에게 '출장'이란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이다. 저자는 "출장이란 가고 싶어서 가는 여행이라기보단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여행"이라 고백한다. 어쩔 수 없이 취재를 위해 떠나는 여행길, 편하면 좋겠지만 매번이 사건이고 고비다. 궂은 날씨에 비행기는 결항되기 일쑤지만 출장에서도 주어지는 부장의 지시는 어떻게든 완수해야 한다. 게다가 미술 작가들은 어찌나 까다로운지. 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인터뷰가 날아갈지도 모른다.

이 책은 3년간 일간지 미술 기자로 세계 곳곳을 다닌 저자의 출장 기록이다. 데미언 허스트·제프 쿤스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타 작가들도 등장한다. 그들의 행동은 때때로 저자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저마다 스토리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완벽한 모습이 아닌 사람 냄새가 진동하는 작가들이다.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고 나면 더 이상 작품들이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