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첩은 현재진행형이다.”

1995년 한국에서 생포된 전(煎) 남파공작원 김동식(가명·53)씨가 21일(현지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간첩의 실태를 폭로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영문도 모른 채 북한 당국의 명령으로 4년 간 특수 학교에 보내졌다는 김씨는 “그곳에서 무술·스쿠버 다이빙·사격·폭발물 설치법 등을 배웠다”면서 “독극물이 들어있는 볼펜, 손전등 모양의 권총 등은 첩보 영화 속 얘기가 아니라 북한 간첩들이 실제 사용하는 무기”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간첩 활동 중 체포되면 자살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에서 북한 스파이로 활동하다 1995년 충남 부여에서 발각됐다. 그는 현장에서 자살하려 했으나 한국군경의 총에 맞아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1990년 남파된 김씨의 주요 임무는 한국에서 활동 중이던 북한 고위급 공작원을 북한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반정부 성향의 한국인을 찾아 간첩으로 활용하는 것도 그의 임무 중 하나였다. 김씨는 “단파 라디오를 사용해 북한과 교신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자정에 방송되는 한 프로그램에는 진행자가 숫자를 읽어주는데, 그 숫자가 다음 임무를 뜻하는 암호였다”며 “지금 북한의 교신 방법은 훨씬 정교하고 복잡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수백 명의 북한 간첩들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강성산 정무원 총리의 사위로 1994년 탈북한 강명도(57) 경민대 교수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스파이의 주된 임무는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미국 한인 교포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포섭 대상에 접근하기 위해 북한에서의 사업 권한이나 비자를 주거나 미인계도 사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