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때 구조됐지만 얼마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강민규 전 단원교 교감이 법률이 정한 '순직공무원'은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이승한)는 지난해 8월 강 전 교감의 부인 이모씨가 인사혁신처(당시 안전행정부)를 상대로 "남편의 순직을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21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상 순직 공무원에 해당하기 위해선 공무원이 공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순직 인정 조건으로 ▲생명·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위해를 입었을 것 ▲위해가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했을 것 등을 순직 인정 요건으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어 "강 전 교감이 세월호 사고 후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생존자 증후군)를 겪다가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강 전 교감이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작업을 하다가 자살을 결의할 정도의 생존자 증후군을 입게 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한 "(강 전 교감의 생존자 증후군은) 구조작업 종료 후 세월호 사고 생존자로서 받은 정신적 충격과 수학여행 인솔책임자로서의 자책감·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면서 "생존자 증후군이 자살 결심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일부 학생들과 함께 구조된 강 전 교감은 참사 이틀 뒤인 지난해 4월18일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 뒤편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가족과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에게 미안하다" "죽으면 화장해 (여객선이) 침몰된 바다에 뿌려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