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에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성인 무대에서 처음 태극 마크를 단 하민아(20·경희대)가 올림픽 2연패(連覇)의 '태권도 여제' 우징위(28·중국)를 물리치고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하민아는 15일(한국 시각)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 여자 49㎏급 결승전에서 우징위를 연장 끝에 4대3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민아(경희대·오른쪽)가 15일(한국 시각)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 여자 49㎏ 결승전에서 우징위(중국)에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하민아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우징위를 연장 끝에 4대3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른쪽 사진은 하민아가 금메달과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

2008·2012 올림픽 2연속 챔피언 우징위는 세계 랭킹 1위 루치아 자니노비치(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에서 9대2로 가뿐히 이기는 등 이날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올라왔다. 이에 맞서는 세계 랭킹 96위 하민아는 결승전에서 예상대로 우징위에 밀리며 경기 막판까지 1―3으로 끌려갔다. 힘겹게 2―3까지 따라붙은 하민아는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몸통 공격으로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선제점을 뽑아내면 끝나는 연장전에선 39초 만에 오른발 돌려차기에 성공하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하민아는 "연장전에 들어가는 순간 '한 방'이면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집중했다"고 했다. 학성여중·서울체고를 나와 경희대에 재학 중인 하민아는 중 1 때 큰 키(163㎝, 현재 키는 173㎝)가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태권도를 시작했다. 오른발 상단 차기가 주특기인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처음 성인 국가대표에 뽑혔다.

스스로 "이변의 주인공을 꿈꿨다"고 할 정도로 국제무대에선 무명에 가까웠던 하민아의 왼쪽 눈썹 아래에는 브리히트 야헤 엔리케(34· 스페인)와 상대하다 얻은 '영광의 상처'가 남아 있었다. 그는 세계선수권 3회 우승자(2003·2007·2009)로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하민아에 3대4로 무릎을 꿇었다. 야헤와 우징위 등 '전설'들을 잇따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하민아는 "스타 선수들을 차례로 물리친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며 "오늘부턴 리우올림픽 금메달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대회 넷째 날 경기에선 남자 54㎏급의 김태훈(동아대)과 여자 53㎏급의 임금별(전남체고)이 각각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