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장 뤼크 멜랑숑(64) 좌파당 대표가 최근 내놓은 독일 비판서 '비스마르크의 청어, 독일의 독(毒)'이라는 책이 대형 서점 '프낙'의 정치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독일식 경제·사회 시스템을 유럽에 강요하고 있다"고 적었다. 왜 메르켈을 비판한 책에 '비스마르크의 청어'라는 제목을 달았을까?
'비스마르크의 청어'는 독일과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인근 국가에서 즐겨 먹는 '절인 청어'를 말한다. 소금에 절인 청어에 식초와 설탕 등을 더해 삭혀서 만든다. 19세기 독일 북부 슈트랄준트에서 생선 가게를 운영하던 요한 비히만이라는 상인은 '절인 청어'를 나무통에 담아 팔았다.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를 존경했던 비히만은 비스마르크의 생일에 두 차례나 선물로 '절인 청어'를 보내면서, '비스마르크'라는 이름을 상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비스마르크는 직접 답장을 보내 이를 허락했다. 이후 독일에서 '절인 청어'는 '비스마르크의 청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메르켈은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도시이자 자신의 지역구인 슈트랄준트에 간혹 다른 국가 정상을 초대해 회담을 연다. 작년 5월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이곳에서 만났다. 메르켈이 준비한 선물이 '비스마르크의 청어'였다. 그런데 비스마르크는 보불전쟁 당시 프랑스에 대패(大敗)를 안긴 인물이다. 독일인에겐 '통일의 영웅'이지만, 프랑스인에겐 굴욕의 역사를 상기시킨다. 이 때문에 당시 언론은 "메르켈의 선물이 두 나라 간의 구원(舊怨)을 떠올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멜랑숑에겐 '메르켈 독주(獨走)'의 상징처럼 여겨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