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헌법재판소가 "흡연과 폐암 등 질병 사이에 필연적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히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 회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담배 소송에 '빨간불'이 켜졌다.

헌재는 폐암 환자와 의료인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담배 제조와 판매를 허용하는 담배사업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현재로서는 담배와 폐암 등 질병 사이에 필연적 관계가 있다거나 흡연자 스스로 흡연 여부를 결정할 수 없을 정도로 의존성이 높아서 국가가 개입해 담배 제조나 판매 자체를 금지해야만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렇게 밝혔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법에 "흡연 폐해의 책임은 담배 회사에 있다"며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BAT코리아제조 등을 상대로 537억40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 사이 건보공단과 담배 회사 간에는 1~3차 변론이 이어졌고, 오는 15일 4차 변론이 예정돼 있다. 특히 이번 담배 소송의 핵심 쟁점은 '흡연과 폐암 발생 간의 인과관계가 있는지'인데, 헌재는 담배 회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청구인 중 한 명인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 원장 등은 헌재 결정에 대해 "담배와 폐암 등 질병 사이의 필연적 인과관계는 이미 의학적, 역학적으로 증명됐고, 2011년 담배와 관련된 국내 폐암 소송 2심에서도 인정됐다"며 "헌재 결정은 의학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내용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헌재의 결정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하는 중이지만, 흡연이 폐암을 일으키는 필연적 요소라는 의견은 변함이 없다" 며 "담배 회사의 요구로 폐암·후두암 환자 3438명의 흡연과 암 발생 간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자료를 법원에 냈고, 이를 근거로 15일 4차 변론에서 우리 주장을 강하게 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