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핫도그를 먹을 줄 모른다.'

영국 총선 캠페인이 한창이던 지난달 초 영국 언론뿐 아니라 미국 워싱턴포스트에까지 기사화됐던 내용이다. 당시 농가를 방문해 소에게 우유를 먹이는 등 친(親)서민 행보를 이어가던 캐머런 총리는 이때도 캐주얼 복장으로 유권자들과 함께 정원에서 핫도그로 가벼운 점심을 들었다. 그런데 핫도그를 접시에 얹어 놓고 나이프와 포크로 '우아하게' 썰어 먹는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일부에선 '핫도그도 처음 먹어 보는 사람에겐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사실 캐머런 총리는 뼛속까지 서민과는 거리가 멀다. 1830년 즉위한 윌리엄 4세 후손으로 런던의 부유한 주식 중개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다. 명문 기숙학교 이튼스쿨을 거쳐 옥스퍼드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하는 전형적 엘리트 코스를 밟은 뒤, 존 메이저 총리 비서관으로 경력을 쌓았다. 2000년 총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5년 만인 2005년 보수당 당수로 선출되는 등 정치권에서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2010년 총선에선 보수당을 제1당 자리에 올려놓고 43세에 영국 총리 자리에 올랐다. 1812년 41세에 총리가 된 로버트 뱅크스 젠킨슨 이후 최연소다.

총리직에 오른 뒤 노동당 집권 시기에 크게 불어난 재정 적자를 낮추기 위해 긴축 재정을 펼쳤다. 그 결과 GDP 대비 11%에 달했던 재정 적자 비율을 5%로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양적 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2012년 런던올림픽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한편 지난해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실시에 동의했다가 영연방이 와해될 뻔했던 상황을 초래했던 것은 캐머런 총리의 최대 정치적 실책으로 꼽힌다.

옥스퍼드 재학 시절 만난 명문 귀족 출신 서맨사 셰필드와 결혼해 자녀 4명을 낳았으나 2010년 총선 당시 뇌성마비와 중증 간질을 앓고 있던 첫째 이반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