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8일 소환되는 홍준표(61) 경남지사와 검찰과의 인연이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홍 지사 본인이 검사 출신이다. 1985년 검사로 임용돼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사건' 주임검사로서 '6공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체육부 장관 등 권력 실세들을 구속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후 드라마 '모래시계'가 유행하면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1996년 검사복을 벗은 홍 지사는 당시 신한국당에 입당해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왼쪽부터)문무일 수사팀장, 이우승 변호사, 이혁 변호사.

홍 지사는 김진태(63) 검찰총장보다 나이는 두 살 아래지만 사법연수원 14기 동기(同期)다. 두 사람은 1992년 서울지검에서 강력부 검사와 특수부 검사로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다. 홍 지사가 이번 사건에 대비해 변호인으로 선임한 이우승(58) 변호사도 연수원 14기 동기다.

홍 지사와 그의 변호인인 이우승 변호사, 이혁(52) 변호사,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인 문무일(54·대전지검장) 검사장 4명은 학연(學緣)과 과거 검찰 근무 경력으로 얽혀 있다. 4명 모두 고려대를 졸업했는데, 홍 지사와 이우승 변호사는 행정학과 선후배이고, 이혁 변호사와 문 팀장은 법대 동기생이다.

이우승·이혁 변호사와 문 팀장 등 세 사람은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측근 비리 특별검사' 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연수원 수료 후 곧바로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우승 변호사는 그 당시 특검보로 활동했다. 서울남부지검 부부장검사였던 이혁 변호사와 제주지검 부장검사였던 문 팀장은 특별검사팀에 현직 검사로 파견돼 이 특검보와 함께 일했다. 당시 현직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를 함께 수사했던 세 사람이 12년 만에 창과 방패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