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아버지인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 명예대표를 향해 “더이상 당(黨)의 이름으로 말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사실상의 정계 은퇴 요구다.
르펜 대표는 3일(현지시각) 프랑스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의 발언들은 정치적 자살 행위”라고 노골적인 대립각을 세웠다.
마린 르펜 대표와 장 마리 르펜 명예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지방선거와 ‘나치 가스실’ 발언 등으로 수차례 설전을 벌여왔다. 르펜 명예대표가 지난달 2일 유대인을 대량학살한 가스실에 대해 “역사의 사소한 부분”이라며 나치를 두둔하는 파격 발언을 하자, 르펜 대표는 “나는 장 마리 르펜과 모든 면에서 의견을 달리한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르펜 명예대표는 지난달 북아프리카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도 “북유럽과 백인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절대적으로 러시아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르펜 대표는 “아버지의 발언은 이민자와 유대인을 경멸하는 매우 악의적인 발언이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당이 위태로워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2017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르펜 대표는 인종차별적이고 반(反)유대적인 극우정당 이미지 탈피에 주력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의 돌출 발언이 정치적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하면서 갈등을 표면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르펜 명예대표는 “자식에게 배반당했다. (명예 회복을 위해) 12월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마린 르펜 대표는 현재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다. 지난 1월 발표된 대선 여론조사에선 30% 안팎 지지율로 약 21%에 그친 니콜라 사르코지 대중운동연합(UMP) 대표와 발스 총리를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