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한한 샤넬의 라거펠트.

"지금, 서울!" 영화 '트와일라잇'으로 명성을 얻은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서울행'을 알렸다.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샤넬의 전세계 VIP 대상 패션쇼 '크루즈 컬렉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단 하루 쇼를 위해 할리우드 톱스타 10여명과 해외 VIP 고객·취재진 등 1000여명이 서울을 밟는다. 3일 저녁 서울 안국동 윤보선 가옥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는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를 비롯해 샤넬 각국 지사장 등 총 320여명이 만찬을 즐겼다.

세계 패션·명품계에서 서울은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샤넬·루이비통·디올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VIP를 상대로 하는 고급 패션쇼와 전시회 개최 장소로 앞다퉈 서울을 낙점하고 있다.

관련 업계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샤넬과 루이비통은 올 초에 '창경궁과 경복궁에서 전시회와 쇼를 열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각각 제출했다. 샤넬은 5월 11일, 루이비통은 이틀 앞선 9일로 일정마저 비슷했다. 두 업체의 제안은 최종 승인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궁중문화축전(2~10일)과 겹치는 바람에 계획을 변경했다.

샤넬은 일주일 앞당긴 4일 DDP에서 패션쇼를 열고, 루이비통은 서울 광화문 D타워에서 1일부터 17일까지 대형 전시회를 연다. 디올도 6월부터 두 달간 DDP에서 브랜드 역대 최대 규모 전시회를 연다. 같은 달 20일 청담동에 아시아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 매장) 개장을 기념해서다. 서도호·이불 작가 등에 의뢰한 설치미술 작품도 첫선을 보인다. 외신은 '24시간 깨어 있는 역동적인 서울' '불황에도 성장 잠재력이 매우 충만하다'고 표현했다.

한양대 관광학부 이훈 교수는 "한류 현상이 아이돌 위주에서 최근에는 미식·모델·쇼핑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전진기지라는 긍정적 신호다"고 평했다. 하지만 결국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한국을 일종의 '시험대(test-bed)'로 활용한다는 비판적 의견도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오세조 교수는 "반(反)부패와 사치품 규제 조치 등으로 중국 시장의 매출 성장이 부진하자 가까운 한국을 '대체재'로 택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