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참 제공

마크 리퍼트(Mark Lippert, 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관계는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AMCHAM) 주최 오찬 간담회에 연사로 나서 “한미 양국 국민들 사이에서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두 나라가 점점 더 어려운 일을 함께 하고 있으며 정책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리퍼트 대사는 3월 5일 당한 불의의 흉기 피습 공격에 의한 부상으로 왼쪽 팔에 의료보조기구를 착용한 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리퍼트 대사에 기조발언에 이어 에이미 잭슨(Amy Jackson) 암참 회장이 진행한 질의응답(Q&A)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도중 암참 임원들을 제외한 참석자의 접근을 차단했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는 등 보안에 각별히 더 신경을 쓴 듯 했지만, 시종일관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임했다.

그는 “피습을 당한 이후 한국과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지지를 표현해 줬다”면서 아내와 더 오래 포옹하고 아기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산적한 국내 현안에도 불구하고 척 헤이글(Chuck Hagel) 전 미국 국방장관과 애슈턴 카터(Ashton Carter) 미국 국방장관, 토니 블링켄(Tony Blinken) 미 국무부 부장관은 등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각료들의 한국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양국 관계가 흔들림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미 관계가 점점 지역(한반도) 문제를 벗어나 국제적인 스케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사이버스페이스와 우주,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등으로도 양국간 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랜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측근 중 한 명이다. 2005년 당시 연방 상원의원이던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담당 보좌관으로 활동했고, 지금까지도 오바마 대통령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따라서 리퍼트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한미 관계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미 간 안보 협력관계에 대해서는 “한반도에 안보 위협이 존재한다는 걸 느끼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면서 “안보는 산소(oxygen)와 같아 없을 때만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조셉 나이(Joseph S. Nye) 전 미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의 말을 인용했다. 평상시에 위협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안보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국의 AIIB 가입에 대해서는 “중국과 서울이 좋은 관계를 이뤄가는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로 인한 경제적 도전도 직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FTA에 대해서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만큼 19세기의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면서 “더 많은 FTA와 더 많은 국가간 협력이 결국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에 대해 우리나라가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기쁘게 생각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오바마 정권 들어 미얀마, 쿠바, 이란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북한과의 관계도 개선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공은 북한의 손에 있는데 북한이 한국은 물론 주변국과의 대화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