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커피전문점 직원들이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 “4100원 이십니다” 같은 말을 많이 썼다. 지금도 일부 매장에선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다. 매장 측이 손님에 대한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등장한 표현이다. 이는 사물을 높여 말하는 이른바 ‘사물존칭’으로 일상 생활에서는 잘 쓰지 않는 말이다. 사물이 사람보다 높은 주체가 될 수 없어 국립국어원에서도 틀린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이어지자 커피전문점 까페베네는 지난 2월말부터 우리말을 바르게 쓰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라는 표현 대신 ‘나왔습니다’로, ‘결재하실 금액은 1만2000원 이십니다’ 대신 ‘입니다’라고 하겠다는 것이다. 종이컵 홀더에 이런 내용도 넣었다.

그런데 ‘결재하실 금액은…’이라는 문장에서 오류가 생겼다. ‘결제(決濟)’를 ‘결재(決裁)’로 잘못 넣은 것이다. 결재는 부하 직원이 제출한 안건을 상사가 검토해 허가하거나 승인하는 것을 뜻한다. 대금을 주고받아 거래한다는 뜻의 결제라는 단어를 써야 하는데, 잘못 쓴 것이다.

까페베네 관계자는 “올바른 국어사용을 위한 캠페인이라고 진행하고 있는데 오류를 뒤늦게 발견해 민망하다”며 “문제가 있는 컵 홀더를 최대한 빨리 회수해 다시 바른 표현이 담긴 것으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했다.

까페베네가 컵 홀더를 이용해 바른 우리말 사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결제'를 '결재'라고 틀리게 썼다.

네티즌과 까페베네를 찾은 손님들은 “틀린 부분은 있지만, 취지는 좋아보인다”고 말한다. 그래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우리가 맞춤법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한 성형외과의원의 버스 광고에는 ‘재 어디서 했데?’라는 표현이 나온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이 문장은 ‘쟤 어디서 했대?’라고 쓰는 게 맞다. ‘쟤’는 저 아이의 줄임말이고, 의문문에는 ‘했데?’ 대신 ‘했대?’로 쓴다.

장래희망을 장례희망으로, 압권을 압건으로 쓰는 것 처럼 단어를 잘 못 쓰는 경우도 있다. 우리말 배움터 관계자는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메신저나 문자를 주고받으며 소리 나는 대로 편하고 빠르게 문장을 입력하다 보니 오류가 생기는 일이 많다”며 “재밌는 표현을 위해 일부러 틀리게 쓰기도 하지만, 평소 표준어 연습을 통해 바른 표현을 숙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