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시로부터 지난 3월 제출받은 '광화문광장 확장 계획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근 방침을 정했다. 그러자 서울시는 독자적으로 광장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광복 70년 기념사업을 주관하는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29일 "7개 지방자치단체가 제안한 14개 기념사업안을 심의했지만,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사업이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며 "모두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제출한 사업안들에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추진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광화문광장 사업은 광복 70년과 딱히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국가 상징 광장 조성안'은 광화문광장 옆 하행 5차로 도로를 없애고 광장으로 편입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광장 옆 상행 5차로 도로는 상행 3차로, 하행 2차로 도로로 바꾸고 일반 승용차는 다니지 못하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운영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정부가 광화문광장 확장안을 채택하지 않기 위해 지자체들이 제출한 광복 70년 기념사업안들을 모두 버리기로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론 예산 등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이면에는 광화문광장 확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판단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경찰이 광화문광장과 인접한 청와대 경비와, 도로 축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교통 혼잡을 들어 극구 반대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도 광화문광장에서 연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광장이 확장되면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광장이 확장되면 야권 주요 대선 후보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 결정에 대해 서울시는 "독자적으로 광화문광장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광장이라는 게 어느 정도 집회나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전제로 해서 조성되는 것"이라며 "최대한 시민 불편이 없게 광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동의 없이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광장을 확장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도로를 보도로 변경하는 건 지자체인 서울시 권한이지만, 도로 교통 체계를 바꾸는 건 경찰 소관이기 때문이다. 경찰이 끝까지 반대하면 광장 확장은 불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도 "지금으로선 (광화문광장 확장이) 보행 친화 공간을 넓혀 시민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정부와 시민에게 꾸준히 알리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