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랭글 미 연방 하원의원(23선)

올해 8월 15일은 역사적으로 뜻깊은 날이다. 일본의 항복과 2차대전 종전으로 한국이 독립된 지 70주년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기념일을 앞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일은 상당히 상징적이다.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역사적 연설을 통해 역사를 진전시키고, 특히 어두운 과거를 거치면서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여성을 위해 정의로운 일을 할 것을 기대한다.

과거 합동연설은 윈스턴 처칠, 샤를 드골, 넬슨 만델라 같은 위대한 세계적 지도자들이 평화를 호소하는 자리로 활용해왔다. 29일 있을 아베 총리 연설도 다른 지도자처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위안부의 고통을 아베 총리가 인정하는 것이 그 하나다. 말이 위안부이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주 정확하게 지적했듯이 2차대전 동안 일본군을 위해 "성 노예를 강요당한" 수십만명의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위안부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일본군 위안부의 역경은 2007년 미 하원이 '위안부 결의안'(H.R. 12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인식되기 시작했다. 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제국주의 시절부터 2차대전이 끝날 때까지 아시아와 태평양 군도를 점령하면서 젊은 여성들을 성 노예로 내몬 데 대해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나는 이 법안을 공동발의한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하지만 8년이 지나고도, 일본 정부는 아직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위안부 할머니들은 53명만 남았다. 그들 중 이용수 할머니가 있다.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한 의회 청문회에 나서 용기 있는 증언을 해줬다. 이용수 할머니를 여러 번 만나면서 그의 생존 자체만으로 감동이 컸다. 이 할머니의 역경은 전쟁의 공포를 그대로 반영할 뿐만 아니라, 당시 저지른 전쟁범죄의 잘못을 바로잡는 집단적 행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2차대전 이후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미국과 일본은 동맹관계를 만들고 유지해오고 있다. 일본의 정치적·재정적 지원은 각종 국제적 이슈에서 미국의 입장을 강화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슬람 국가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는 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일, 기후변화 문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선 견고한 단일 대오,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궐기 등이 다 포함된다. 일본과는 2013년 한 해에만 2000억달러 이상 무역을 해, 4번째 교역국이 됐다.

최근 일본 방문은 미·일 동맹이 아시아와 세계 전체에서 미국의 안보적 이해관계에 정말 중요하다는 믿음을 재확인했다. 미·일 간 유대는 지역 안정에 필수다. 양국 관계는 가치 공유에 기반한다. 정치·경제적 자유를 증진시키고 보존해야 한다는 데 생각이 같고, 인권과 민주주의 체제를 존중한다. 양국 국민의 번영과 전 세계의 발전을 지켜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아베 총리가 (과거) 인권 위반이 있었다고 언급한다면, 세계인은 '일본이 국제 정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구나' 하는 점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베 총리가 이번 워싱턴DC 방문 때 2차대전 기념비를 들른다는 말을 들었다. 이런 상징적 행위야말로 2차대전 참전군인과 가족들에게 미 역사에서 힘겨운 한 장(章)을 덮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내 형제인 랠프가 2차대전 때 참전했었기 때문에 더 잘 안다.

6·25 참전용사로서, 전쟁이 얼마나 형용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만들어 내는지 잘 안다. 오늘날 지도자들은 미래 세대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화해를 증진해야만 한다. 아베 총리는 내가 가장 친애하는 친구라고 자랑스럽게 부르는 한국민의 상처를 치유함으로써 역사를 보다 진전시킬 기회를 지금 갖고 있다.

▲27일자 A33면 찰스 랭글 미 의원 특별 기고 '아베 美 연설에서 '性노예' 사과해야 하는 까닭' 본문 중 '(미국은) 일본과는 2013년 한 해에만 2억달러 이상 무역을 해…'에서 2억달러를 2000억달러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