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58세, 58세'
한국 나이로 환갑이 넘은 아저씨와 환갑이 다 된 아저씨 세 명이 광주의 거리에서 강아지 인형을 들쳐 메고 나왔다. 50년은 회춘한 듯 밝게 웃는 싱글벙글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그냥 아저씨가 아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정현 최고위원, 그리고 광주에 출마한 정승 후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정승 후보,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른쪽부터)가 23일 광주 유세에서 강아지 인형이 달린 가방을 메고 있다.

새누리당이 4·29 재·보궐선거 콘셉트를 ‘새줌마’(새누리당 아줌마)로 잡더니, 후보를 알릴 때도 아기자기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새줌마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인기 방송프로그램 ‘삼시세끼’의 차줌마(차승원+아줌마)처럼 직접 요리를 해 유세에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 23일 김 대표와 이 최고위원, 정 후보가 강아지 인형이 달린 가방을 메고 나온 것은 정 후보의 선거 전략이 ‘예산 불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새누리당 계열 정당으로는 27년만에 전남에서 당선된 이 최고위원의 전략이었던 ‘예산 폭탄’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여기에 정 후보의 별명인 ‘불독’을 붙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광주 서구 유세에서 강아지 인형을 들고 있다.

불독이란 별명은 농림부 차관과 식약처장으로 재임할 때 사업과 예산을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고 쟁취한다고 해서 붙었는데, 귀여운 불독 강아지 인형을 들고 다녀서 친근한 이미지까지 얻었다. 김 대표는 불독 강아지 인형이 마음에 드는지, 두 손으로 들고 있기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난곡경로문화센터를 방문해 어르신들과 떡국을 먹고 있다.

‘새줌마’답게 서울 관악구에서는 김 대표가 직접 ‘떡국 요리사’로 나섰다. 지난 14일 김 대표는 관악을에 출마한 오신환 후보와 함께 난곡경로문화센터를 찾아 장수와 건강을 기원하는 음식인 떡국을 직접 끓였다. 김 대표는 파를 능숙하게 썰었지만, 오 후보는 칼질이 익숙지 않은 듯 가래떡을 어색하게 썰었다.

김 대표는 노년층 유권자들과 떡국을 나눠먹으면서 “저도 내년부터 노인으로 들어가는데 (노년층을) 잘 모시려고 국회에서 노력한다는 것을 잘 알아달라”며 유세 활동을 펼쳤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가 21일 오후 강화군 석모도의 한 횟집에서 매운탕에 쓸 생선을 손질하고 있다.

인천 강화에서는 아예 목장갑을 끼고 숭어 비늘을 긁으며 본격적인 요리사로 나섰다. 삼시세끼에 차줌마가 있다면, 강화도에는 ‘김줌마’인 셈이다.

김 대표는 강화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 석모도의 한 횟집을 찾아 외포리 어시장에서 직접 구매한 숭어를 손질하고 무를 다듬고, 매운탕을 직접 끓여 안상수 후보와 나눠 먹었다. “무가 들어가야 시원한데”라며 매운탕 끓이는 데 집중하던 김 대표는, 매운탕 간을 보더니 맛이 없는 듯 ‘마법의 가루’(조미료)를 뿌려 다시 맛보고는 만족한 듯 웃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