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로 변곡점을 지난 가운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2차례 특사를 받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총리의 사퇴로 운신의 폭을 넓힌 새누리당은 22일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가 성 전 회장의 특사를 결정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세에 나섰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노무현 정부 당시의 성 전 회장에 대한 2차레 특사와 관련해 “(당시 청와대가 특사를 결정했다는)결정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고 했다. 권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법무부의 의견을 받아서 했을 뿐’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지금도 그 입장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정정할 것인지 먼저 답변을 하면 우리가 나중에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권 의원은 “소위 금전로비를 했다는 부분에 대한 주장은 아니다”라며 “문 대표가 ‘자신이 비서실장을 했던 청와대는 특사에 관여하지 않았고 법무부의 의견을 받아서 했을 뿐’이라는 주장을 했기 때문에 그게 잘못된 주장이고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는 지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권 의원은 “2007년 11월 19일이 선고일이고, 대통령 선거 이전에 이미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봤을 때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요청을 했다는 (야당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잘못이나 허물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고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밝히면 되는데, 사면은 법무부 업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다”고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특사라는 것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고, 사실 법무부는 아무 힘이 없다”면서 “그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다”고 했다. 또 “세상 일이라는 게 상식선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며 “성 전 회장이 특사를 받기 위해서 비상한 노력을 했을 텐데, 당시 최고 권력자인 노 전 대통령 측에 로비한 것은 뻔한 것”이라고도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오전 회의에서 “검찰의 수사를 보면 ’성완종 리스트’와 무관한 야당을 끌어들여 ‘물타기’하고 ‘꼬리자르기’로 끝내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검찰에게 살아있는 권력은 다가가기 먼 성역인 듯 해서 결국 특검으로 가지 않을 수 없는데 특검인들 얼마나 진실을 밝힐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문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이 책임을 통감하면서 성역없이 오른팔 왼팔 가리지 않고 부패한 부분을 모두 잘라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져주는 게 유일한 해법인데 현재 태도를 보면 꿈 같은 이야기”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인 이춘석 의원은 “권 의원의 주장대로 증거가 있다면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 만일 그래서 의혹이 있다면 국정조사를 하면 되는 것”이라며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노무현 정부 시절 성 전 회장의 2차례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이 부분도 조속히 수사해 결백함을 증명해달라는 주장도 나왔다. 당내 강경파로 통하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성 전 회장 특별사면 논란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당시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노무현 정부는) 당선자 예우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부분도 수사를 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면 저희로서도 나쁠 것이 없다”고 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연합 이상민 의원은 21일 PBC 라디오에 출연해 "(특별사면) 결정은 당시 현직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봐야한다”며 “비리사건에 형사 처분을 받은 사람을 특별사면해주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또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특사가 대통령의 전권이고 사회통합을 기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 방법이기도 하고, 야당의 요청도 반영된다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수긍을 한다"며 "관행적으로 해왔고 (당시 야당인) 자민련이나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에서 그런 강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당내 일부 친노 의원들은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노 성향 의원들은 “할 말을 했다”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다보면 지난 정권과 관련된 성 전 회장의 로비 실태도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라며 “여당이 집요하게 노무현 정부 시절의 2차례 특별사면에 대해 물고 늘어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