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대표하는 대학인 홍콩대(HKU)가 재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중국 본토에서 경험을 쌓아야만 졸업장을 주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홍콩의 반중(反中) 민주화 시위가 벌어진 이후 이런 방침이 나왔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친중(親中) 성향을 심어주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주 이언 홀리데이 홍콩대 부총장은 학생회 간부 등 재학생 200여명과 식사하면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 중국 본토에 가서 일정 기간 경험을 쌓아야만 졸업이 가능한 제도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2022년부터 완전히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재학 중에 본토에 가서 교환학생·인턴십·직업교육 중 하나를 이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홀리데이 부총장은 "본토에 가는 게 싫으면 홍콩대에 입학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콩 의회나 교육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는 공감하는 편이라고 SCMP는 전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상황에 있기 때문에, 홍콩대 학생들이 좁은 홍콩에만 갇혀 있지 않고 본토 문화를 체험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학생들은 대체로 학생들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중국식 사고방식을 세뇌시키려는 것이다" "중국에서 보고 배울 게 뭐가 있느냐"는 등의 반응을 주로 내놓고 있다. 일반 시민들도 반대 의견이 많다. SCMP가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6%가 반대했고 24%만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