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쉽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는 올 1월 배럴당 46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4월 평균 56달러대로 올라서며 바닥을 다지려는 모습이지만 가격 하락 요인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EIA(미국에너지정보청)는 최근 "미국의 원유 생산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5월 말부터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면 여름철 수요 정점까지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조적인 큰 흐름이 바뀔 조짐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전 같으면 감산(減産) 조치로 유가 회복을 노렸을 중동 산유국(OPEC)이 감산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최근 핵 협상이 타결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려 이란 원유까지 시장에 나오게 되면 기름값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바닥을 다진 것으로 보이지만 폭락 이전인 작년 여름 수준을 단기간에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은 신규 투자를 중단하거나 고용을 축소하며 단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에너지기업인 셰브론은 최근 호주에서 진행하던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셰일 프로젝트에서 철수했고, 중국의 페트로차이나도 로열더치셸과 함께 추진했던 쓰촨 지역의 셰일 사업 축소를 결정했다. 셰일은 전통적 원유 채취 방식보다 더 깊은 곳에서 고난도 기술로 원유와 가스를 캐내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더 높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해고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업계 고용 인력은 지난해 9월 33만7600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 3월에는 이보다 1만2000명이나 줄어든 32만5000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해고는 대형 에너지 회사뿐 아니라, 유전 탐사업체 FTS인터내셔널, 유전장비업체 루프킨 인더스트리 등 각종 관련 기업들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