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총리 직무대행’을 맡게 된 최경환 경제부총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가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최 부총리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부터 이 총리를 대신해 주재했다. 최 부총리는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해서 오늘 회의는 제가 주재하게 됐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모두발언도 하지 않고 곧바로 안건 심의·의결 절차에 들어갔다. 국무회의 의장 역할을 하면서 모두발언을 하지 않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총리 사퇴로 정부가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 따로 발언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듯 하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왔다.
최 부총리는 이 총리의 사의 표명에 따라 위기에 빠진 내각을 추스르는 리더십을 발휘해야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새로운 총리 후보를 지명하고 청문회를 거치는 과정을 감안하면 한달 이상 총리직을 수행해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총리는 중남미를 순방 중인 대통령이 27일 귀국할 예정인 만큼 이날부터 7일간 국정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최 부총리가 총리 직무대행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해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있는데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했기 때문에 당정청 소통의 핵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부총리로서 국정의 핵심 동력을 살려나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최 부총리는 여권 내에서 정책적 능력과 정무적 감각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가 총리 대행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총리로 발탁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누가 총리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최 부총리는 이 총리의 사퇴와 함께 현 정권의 가장 중요한 핵심 실세로 자리매김하게 됐기 때문에 국정 전반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몇몇 인사들은 정치적 중량감이나 현 정권 내의 영향력 등에서 최 부총리에게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친박 핵심 인사 2선 후퇴 요구에 따라 최 부총리가 박근혜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났던 일을 다시 거론하기도 한다. 대선 가도의 최전선에서 한발 물러서있었기 때문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로비 대상에서 빠질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최 부총리는 정무적, 정책적 측면에서 대통령이 신뢰하는 핵심 인사 중 하나”라며 “대통령 입장에서도 정권의 안정적 운영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을 한다면 최 부총리 또한 신임 총리 후보군으로 넣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설혹 그렇지 않더라도 국정 운영 과정에서 최 부총리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