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은 오늘로 (시즌) 끝났어".

한화에 초비상 사태가 걸렸다. 지난해 토종 에이스로 선발 로테이션을 이끈 우완 이태양(24)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른바 토미존 서저리를 받게 돼 남은 시즌 등판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번 주 이태양의 복귀를 기대한 한화로서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15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이태양이는 오늘로 (시즌이) 끝났다. 내일(16일) 일본에 보내서 몸 상태를 체크하고 수술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태양은 15일 이천에서 LG와 2군 퓨처스 경기에 선발로 나왔지만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이태양은 평균 구속이 132~133km에 그쳤고, 결국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일찍 내려왔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태양이 오른쪽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고, 정확한 검진을 받고 수술일정을 잡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사실상 올해 시즌 아웃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이태양은 작년 가을 병원에서 수술을 하라 했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재활로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마무리캠프 때 오키나와에서 공을 하나도 안 던지게 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감독은 이태양을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 병원에 보내 정밀검진을 받게 한 뒤 투구 대신 재활에 전념케 했다.

이후 이태양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습보다 재활에 무게를 뒀고, 실전등판도 천천히 뒤로 미뤄왔다. 시범경기에도 1경기만 나왔을 뿐 시즌 초반까지 이태양으로 하여금 회복기간을 넉넉하게 줬다. 그러나 이태양은 결국 팔꿈치 통증이 재발했고,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개인과 팀 모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사실 그동안 이태양의 몸 상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컨디션이 안 좋다'거나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고 있다'는 식으로 전해졌다. 김성근 감독은 "내가 이에 대해 입을 다문 이유는 과거 감독에게 피해를 주기 싫었다. 어차피 내가 가지고 가야 할 부분이고, 이것이 야구의 세오리(이론)다"고 털어놓았다. 결과가 이렇게 됐으니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투수들의 혹사 논란과 관련해서도 "난 트레이너가 쓰지 말라면 절대 안 쓴다. 14일 삼성전에 권혁을 9회에 올리지 않은 것도 팔이 무겁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승부를 떠나 내린 결정이었다"며 "요즘 밤에 트레이너 전화가 오면 소름이 끼친다. 그렇다고 선수들의 부상이 감독에게는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태양의 전열 이탈이 뼈아프지만 어떻게든 대체 전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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