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250억 비자금 용처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성 전 회장이 합법적으로 회사에서 가져간 뭉칫돈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공시를 통해 내보인 합법적 자금 사용에도 정치권으로 유출된 자금이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을 앞두고 있었던 시기의 고(高)배당, 그리고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이 있을 때마다 크게 늘었던 접대비 등이 대상이다.

경남기업은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보다 높은 배당성향(배당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였다. 경남기업이 본격적으로 몸을 불린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이 회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30.28%였다. 국내 기업 평균이 약 14% 안팎이니, 꽤 높은 수치다. 당시 성 전 회장은 자신과 대아레저산업, 서산장학재단 등을 통해 지분율 41%가량 가지고 있었고 순이익은 100억원 가량이니, 성 전 회장이 가지고 간 배당금은 1년에 약 40억원이었던 셈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에 돌입한 것이 2009년 1월이고, 자금 압박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워크아웃 전 마지막 배당이 결정됐던 때는 2008년 2월 정기 이사회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배당이 전년도 실적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보통 이런 경우 배당을 낮추고 유보금을 쌓는 것이 전략적으로도 좋다”며 “워크아웃 직전까지 배당금을 가져간 꼴”이라고 했다.

이후에도 성 전 회장은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이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대아레저산업에 일감을 몰아주고, 워크아웃 당시 안정적 수익을 내던 코어베이스 등 핵심 계열사를 가족 회사로 둔갑시켜 회사 안팎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다. 회사에서 나올 수 있는 돈줄을 성 전 회장이 단단히 쥐고 있었다는 얘기다.

최근 법정관리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성 전 회장은 자신의 경영권과 주식 지분을 모두 포기한다고 했지만, 자신의 심복 격인 한 모 부사장 등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도록 채권단에 요구하기도 했다. 경남기업 노조의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가 되더라도 대리경영이 가능하도록 자기 사람을 등기 이사로 선임하도록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접대비 지출 내역도 눈에 띤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남기업의 접대비 사용액은 약 53억5400만원이었다. 그런데 접대비는 2006년과 2007년도에 각각 10억300만원과 10억8500만원을 써, 가장 많이 지출한 것으로 돼 있다. 2007년은 성 전 회장의 두 번째 특별사면이 이뤄지고, 17대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이 전개된 해였다. 이후 2008년엔 2억원, 2009년엔 1억8900만원까지 다시 줄었으나, 18대 대선을 즈음해서는 다시 5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결국 2006년과 2007년, 2012년을 전후해 접대비가 증가한 것인데, 성 전 회장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2006년 10만달러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 2007년 7억원 ▲홍준표 경남지사에 2011년 1억원 ▲홍문종 의원에 2012년 2억원 ▲이완구 총리에게 2013년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시기와도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