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물 확보는 싱가포르 국가 존립이 걸린 문제입니다. 우리는 화장실 오수(汚水)를, 마셔도 괜찮은 '뉴워터(NEWater)'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개막 이틀째를 맞은 13일, 대구 '제7차 세계물포럼' 행사장엔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물기업 CEO들과 전문가 20여명이 속속 모여들었다. '물과 혁신'을 주제로 이날 약 7시간에 걸쳐 릴레이 토론을 벌인 이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안전한 물 확보 등) 물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물 분야의 '혁신'을 통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물 분야의 혁신을 ①물 재이용 ②신기술 개발 ③물 전략 교육 등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물부족 해결책은 물 재이용"

이날 발표자 가운데 한 명인 싱가포르 수자원공사(PUB)의 피터 주 히 응 사장은 PUB의 '뉴워터' 개발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는 물을 '마법'처럼 창조한다"고 했다. 하수·폐수 등 더러운 물을 정화해 식수로 재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500만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한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과거엔 수원(水源)이 없어 "늘 물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 비결이 '물 재이용'이다. 세계 1위 다국적 물기업인 베올리아(Veolia)의 앙투안 프레로 회장도 "물 부족 시대에 물 재이용은 '최선의 대안'"이라고 했다. 프레로 회장은 "이미 프랑스와 독일, 호주 등에서는 폐수를 재이용해 각종 용수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물을 재이용하는 것은 수자원을 아끼는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13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세계물포럼 CEO 혁신(Innovation) 토론회’에 참석한 물 기업 CEO들과 전문가들은“(기후변화 등에 대응하려면) 물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왼쪽부터 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앙투안 프레로 베올리아 회장, 피터 주 히 응 싱가포르 수자원공사 사장, 빔 반 비얼슨 네덜란드 물순환연구소 소장, 파블카밧 세계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 소장, 제이컵 그래닛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이사.

그러나 물 재이용이 전 세계로 당장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 환경부 관계자는 "더러운 물을 정화해 식수로 쓸 수는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게 문제"라며 "가난하면서도 물이 부족한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경제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을 이끈 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도 "저비용으로 깨끗한 물을 쉽게 만드는 혁신이 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술 확보해야"

베올리아의 프레로 회장은 물 문제와 관련해 혁신이 필요한 분야로, '신종 미량 유해 물질(emerging micropollutants)'에 대한 대응을 꼽았다. 산업 발전과 고령화 등으로 세계 각국 하천에는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의약 물질과 신종 화학 물질이 넘쳐나고 있는데, 안전한 물 확보를 위해서는 이 같은 미량 유해 물질을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레로 회장은 "현재 세계 곳곳에 설치된 하수처리장에서는 이 같은 미량 유해 물질을 절반 정도만 감소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각국 정부는) 미량 유해 물질에 대한 수질 기준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수질 기준을 지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물 교육과 인재 양성해야"

이날 토론회에선 물 관련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과 이로 인한 국제사회에서의 물 분쟁 등을 예방하려면 일반 국민부터 물에 대한 관념을 바꾸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국적 물기업인 수에즈(SUEZ)의 장루이 쇼샤드 회장은 "물은 더 이상 펑펑 쓸 수 있는 널린 자원이 아니다"며 "물을 아낄 수 있도록 다양한 물 교육을 실시해 일반 국민들 생활 습관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날로 커지는 물산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재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싱가포르 PUB의 응 사장은 "싱가포르에선 특히 대학 등 물 관련 기초 학문에 과감하게 투자해서 현재 세계적인 물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면서 "인재들을 외국에 보내 물 관련 최신 기술을 배워 오도록 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시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