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상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정치권 인사 7명의 이름과 1개 직책(부산시장)이 나온다. 메모에는 성 전 회장이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56자가 적혀 있다.

메모에는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부산시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가 순서대로 적혀 있다. 이 실장과 이 총리를 제외한 6명의 이름 또는 직책 옆에는 돈을 주었다는 취지로 보이는 액수가 적혀 있다. 김 전 실장 이름 옆에는 '10만불'이라는 글자와 함께 종류가 다른 필기구로 쓴 '2006. 9. 26日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메모에 쓰인 글씨는 성 전 회장의 서체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우선 성 전 회장의 옷에서 발견된 메모가 성 전 회장이 직접 쓴 것이 맞는지 필적 감정을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유족들에 앞서 성 전 회장의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성 전 회장 측은 불만을 토로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충남 서산의 서산의료원에서 취재진을 만나 "성 전 회장의 큰아들이 종로경찰서에 유품을 인수인계하러 갔는데, 메모지를 넘겨달라고 하니 특수부 검사가 아무 이유도 없이 못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유가족 권리니까 달라고 했는데 복사도 못 하고 열람도 못 하고 받지도 못했다"며 "결국 메모지는 보지 못하고 휴대전화와 현금(8만원), 안경, 모자 등 다른 유품과 함께 확인서를 받아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