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주 의원, '고용세습금지법' 대표발의
대기업 10곳 중 3곳이 고용세습…"공평한 고용 기회 보장해야"
광주에 사는 박씨(28, 남)는 최근 국내의 한 자동차 회사에 입사했다. 재수 끝에 맛본 기쁨이었다. 그런데 입사 동기 중에 유독 이쁨을 받는 친구들이 몇 명 있었다. 알고보니 동기들의 아버지들이 이 회사 출신이었다. 이상해서 회사 규정을 찾아보니 '정년퇴직자나 25년 이상 장기근속자 자녀들을 채용규정상 적합한 경우 우선 채용한다'는 조항이 노사간 단체협상(단협)안에 포함돼 있었다. 박씨는 "그 친구들이 아버지 덕에 입사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며 "아무래도 거리감이 생겨 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300명 이상 대기업 10곳 중 3곳은 정년퇴직자나 재해로 인한 퇴직자의 배우자, 자녀에 대해 우선 및 특별채용 규정을 단체협약에 명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달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단체협약 실태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 727곳 가운데 221여곳(30.4%)은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직원 가족의 채용 특혜를 보장하고 있다. 사실상 '고용 세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현대판 음서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고용세습'을 방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은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부모나 배우자 등 가족이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하거나 근로했던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우선채용하거나 특별채용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고용정책기본법' 제7조에 '근로자의 가족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해당 사업장에서 근로하거나 근로하였던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우선채용을 하거나 특별채용을 하는 것은 차별로 본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민 의원은 "정년퇴직자의 가족은 업무상 사망 또는 장해로 인해 주소득자의 부재가 발생한 근로자의 가족과는 달리 특별히 보호하기 위해 우선 또는 특별채용을 단체협약의 안건으로 고려할만 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133개의 사업장에서 정년퇴직자의 배우자나 자녀를 우선채용토록 하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두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세습 조항은 노동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11.1%라는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고용세습을 방지함으로써 취업을 희망하는 자에게 공평한 고용의 기회를 보장하려 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안은 담당 상임위인 국회 환노위에서 공공기관의 특별채용을 금지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의 법안과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4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