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타결된 이란 핵협상에서 이란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예상보다 많은 쟁점에서 양보했다.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 등 이른바 P5+1은 이란이 핵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앴다는 분석이다. 올리 헤이노넨 전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뉴욕타임스에 "중요한 요소들이 포함된, 충분히 포괄적인 협상안"이라고 평가했다.
핵심 내용은 핵무기 개발에 꼭 필요한 원심분리기를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보유한 우라늄도 희석해 군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란은 저농도이긴 하지만 우라늄 농축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 주권'을 상징적으로 지켰다.
이날 합의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르면, 이란은 앞으로 10년간 지금 가진 1만9000여기의 원심분리기를 6104기로 줄여야 한다. 이 중에서도 1044기는 포르도 핵시설 등에서 연구용으로만 쓴다. 실제 농축용은 나탄즈 핵시설에서 가동하는 5060기로, 모두 초기 모델인 IR-1s다. 신형 원심분리기 1000기는 저장고로 옮겨 IAEA가 통제한다. 앞으로 최소 10년간은 우라늄 농축 활동도 하지 않고, 어떤 핵분열 물질도 반입하지 않기로 이란은 약속했다. 이럴 경우, 핵무기 제조를 결심한 순간부터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브레이크아웃 타임'이 현재 2~3개월 수준에서 최소 1년으로 늘어난다. 현재 가진 농축우라늄은 농도를 3.67%로 낮추고, 앞으로 15년간 우라늄 농축을 위한 새로운 시설도 건설하지 않기로 했다.
이라크 중수로를 경수로로 바꾸려는 P5+1의 의도는 어긋났지만, 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중수로를 재설계하기로 했다. 이란은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핵연료봉을 파괴하거나 제거하고, 사용후핵연료는 해외로 반출하기로 했다.
이란이 IAEA의 광범위한 사찰을 허용한 부분도 눈에 띈다. 나탄즈와 포르도 핵시설은 물론이고, 파르친 군기지에 대한 정기적 사찰에 합의했다. 또 우라늄 채광부터 농축, 사용후핵연료 저장까지 모든 과정과 시설을 IAEA가 매일 감시한다는 '추가의정서' 적용도 수용했다.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경제제재 해제와 관련해 이란은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의 제재를 영구·일괄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6월 30일 기술적 부분을 다 협의해 내놓는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동시에 유엔 제재를 먼저 풀고, 미국과 EU의 제재는 그 이후 해제하기로 했다. 또 이란이 합의문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IAEA 사찰에서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재발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