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제 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말해줬어요. 기록 따위는 걱정하지 말고, '지금까지 초밥을 몇 개나 먹었나'쯤으로 생각하라고요. 이제 28개 먹었으니 앞으로도 계속 먹고 싶어요."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인 리디아 고(18·뉴질랜드)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50만달러) 개막을 하루 앞두고 2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골프 '여제'이자 '전설'인 안니카 소렌스탐(은퇴·45·스웨덴)의 기록에 도전하지만 마음의 부담을 털어버리겠다는 의미였다. 이 대회 전까지 '28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을 이어온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과 함께 소렌스탐의 '29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에도 도전장을 냈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토너먼트 코스(파72·6738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리디아 고는 버디 5개,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소렌스탐이 2004년 세운 29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리디아 고는 강풍이 불었던 오전에 전반 9홀 플레이를 하며 버디 3개, 보기 4개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바람이 잦아든 후반 들어 2번홀(파5)과 8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 언더파 기록을 지켜냈다.

리디아 고는 "러프가 무척 깊은 코스에서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아 기록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며 "언젠가 소렌스탐의 59타(역대 한 라운드 최소타 기록)에 근접하는 날도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 소렌스탐에 관한 책과 비디오를 자주 보면서 성장했다"며 "소렌스탐과 함께 라운드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리디아 고가 3일 열린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1라운드 13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오는 24일 만 18세가 되는 그는 이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다.

2007년 이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18세10개월9일)을 세웠던 모건 프레셀(미국)이 단독 선두(5언더파)를 달렸다. 최근 옛날 코치를 다시 찾아가 스윙 궤도를 손봤다는 프레셀은 "이번 대회에서 리디아 고가 내 기록을 깬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2위(4언더파), 유소연(25)이 공동 3위(3언더파), 최나연(28)이 공동 7위(2언더파), 김효주(20)와 이미림(25), 전인지(21)가 공동 10위(1언더파)였다. 박인비(27)는 버디 1개, 보기 3개로 공동 51위(2오버파)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