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아베 일본 총리가 어떤 형식으로든 사과하길 희망한다"며 "그 장소가 (미국) 의회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 대표단 자격으로 이날 방한한 펠로시 원내대표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면담한 뒤 기자들이 '아베 총리에게 (내달)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기회를 주는 것이 일본에 역사의 짐을 덜어주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자신이 하원의장으로 있던 2007년 7월 미 하원이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결의안은 초당적 안이었고,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서명했다"고 했다. 그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이른바 위안부로 불린 많은 희생자의 자손들은 여전히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 하원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펠로시 원내대표를 비롯한 미 하원 대표단을 접견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이 90세에 가까운 고령임을 감안할 때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고 했고, 펠로시 원내대표 등은 공감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견고한 상태"라며 "미 의회가 언제나처럼 동맹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했고, 대표단은 "한·미 동맹에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북한 인권 등 여러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는 해결책은 결국 한반도의 통일이라 믿는다"면서 "우리의 평화 통일 노력에 대해 미 의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미 하원 대표단은 3일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며 아베 일본 총리를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원내대표가 아베 총리에게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밝힐 경우,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 기조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 5개국을 순방 중인 미 하원 대표단은 펠로시 원내대표와 찰스 랭글, 샌더 래빈 등 민주당 의원 9명과 마이크 피츠패트릭(공화당) 의원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