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41)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1일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 심리로 진행됐다.
조씨 측은 1심 재판부가 항공기 항로(航路)변경죄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항공보안법과 관계 법령에 사용된 항로의 개념에 지상(地上)에서의 이동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항공기가 지상에서 17m 이동한 것을 항로 변경으로 판단한 1심 판결은 헌법이 규정한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조씨 측은 "피고인이 승객이면서 동시에 항공기 객실 서비스를 책임지는 부사장이기도 해서 1심에선 '강요'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반성의 의미로 이 주장을 철회하니 양형에 참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피고인이 형벌 이전에 여론재판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비난을 받았다"며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교훈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머리를 뒤로 묶고 갈색 뿔테 안경을 쓴 채 법정에 나온 조씨는 한 시간여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검찰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1심 양형은 너무 가볍다"고 항소 이유를 밝히는 순간에는 검사와 재판장을 잠깐씩 쳐다보기도 했다. 재판 말미에 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조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피해자에게 거듭 사죄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습니다"고 했다. 재판에 앞서 조씨의 변호인은 "93일의 수감생활 동안 심한 불면증에 시달려 체중이 크게 줄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한 상태"라며 "수감 기간 쌍둥이 아들을 못 본 것 때문에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씨는 작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6 항공기를 탑승구로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하고, 이 과정에서 승무원을 폭행하고 폭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