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31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하 AIIB) 참가에 대해 “조급하게 참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가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자민당 외교부회 아키바 겐야(秋葉賢也) 회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AIIB참여 문제로) 미국은 일본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자민당 내에서 일본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활발히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AIIB의 조직 운영과 융자 심사제도 문제 등 참가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우려할 것이 남았다는 인식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도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AIIB 가입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주중(駐中) 일본 대사는 6월까지 AIIB에 가입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혀, 향후 참가 가능성은 열어 둔 상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각) 기테라 마사토(木寺昌人) 주중 일본 대사가 “일본이 수 개월 안에, 늦어도 6월 안에 AIIB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기테라 대사는 이날 FT와 인터뷰를 갖고 “일본 재계 지도자들은 ‘일본이 6월까지는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가입해야 한다, AIIB가 매우 효과적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견해에 동의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