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룸버그 제공

중국이 주도적으로 설립하는 아시아 투자은행과 관련, 가입 결정을 보류한 일본 정부가 미국 정부에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빠르게 추진해달라고 건의했다. 일본이 경제적인 문제로 미국을 공식적으로 압박하는 일은 드문 편이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내각부 경제재정정책 대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TPP 가입을 위해 미 의회를 설득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고 3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TPP는 미국이 주도해 아시아-태평양 12개 국가들을 묶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미국과 일본은 가입을 위해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TPP가 완전히 진영을 갖추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에 해당하는 거대 경제권이 된다.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움직임은 아시아에서 중국에게 경제 패권을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추진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엔 한국, 인도, 아세안(인도네시아 제외) 등 아시아 주요국과 영국, 러시아, 호주, 브라질 등 유럽과 남미 주요 국가들까지 합류했다. 중국 정부는 높은 참여율에 고무된 분위기다. 미국과 군사·외교관계가 긴밀한 일본은 일단 가입을 미루고 있지만, 곧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과 일본은 그러나 자국내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TPP 가입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표심을 의식해 농산물 관세 철폐 요구를 꺼렸다.

아마리 대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TPP 추진)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기보다 직접 (의회를) 확신시키고 설득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다”며 “우리(일본)는 시시각각 압박을 받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을 설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어느 정도 희망을 주고 있다”고 F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일본 정부도 결국 AIIB에 가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기테라 마사토 주중 일본대사는 “기업인들은 일본 정부가 6월 안으로 AIIB에 가입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일본 산업계가 AIIB 가입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일본 정부는 AIIB 가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