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선거 불출마를 공언해온 정동영 전 의원이 30일 서울 관악을에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 전 의원의 과거 발언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08년 4·9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이곳에 뼈를 묻겠다”고 했었다.

그는 그해 3월 20일 사당동에 마련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동작을과 연애 결혼한 것은 아니지만 중매로 만나도 백년해로하고 가약을 맺듯, 이 곳에서 뼈를 묻겠다”며 “제2의 정치 인생을 동작에서 시작하고 끝을 맺겠다. 동작을 강한 야당의 보루로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또 “조선 인조 때부터 배출된 ‘동래 정씨’ 정승 5명을 모신 사당이 있어 사당동이란 이름이 생겨났다는 얘기를 듣고 이 곳에 온 게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그해 총선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에게 패하고, 이듬해인 2009년 4·29 재·보선 당시 김근식 경남대 교수에 밀려 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자신이 처음 정치에 입문했던 전북 전주 덕진에 출마해 72.3%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국회에 재입성했다.

정 전 의원은 2010년 2월 민주당에 복당, 민주통합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정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선 전현희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승리, 서울 강남을에 출마했지만 59.5%를 득표한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에게 패배하고 만다.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정 전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선 서울 동작을에 뼈를 묻겠다고 했다가, 떨어지니까 재·보궐선거에선 전주 덕진에서 출마하고, 서울 강남을에 나왔다가 이젠 관악을인가”라며 “부처님 사리도 아닌데 여기저기 뼈를 묻을 생각인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은 “‘전주의 아들’을 자처하더니 선거 때마다 지역구를 바꿔 출마한다”면서 “전주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 전 의원이 이번 재·보선은 그냥 참고 내년 총선에 전주에서 출마했어야 했는데 너무 조급했던 것 같다”며 “‘야당 심판론’을 주창한 국민모임의 압박이 심했던 것 같다.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