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식품 관련 보도를 전문으로 해온 이영돈(59·사진) PD가 취재 윤리 위반 및 부실 취재 논란에 휘말려 지난 26일 자신이 제작하던 JTBC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과거 그가 제작했던 프로그램들을 둘러싼 논란이 새삼 불거지고 있다. 좋은 먹거리를 찾겠다며 탐사보도를 표방했지만 이 PD가 방송에서 불량 제품으로 지목한 일부 업체 측이 '이 PD가 무리한 편집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반론을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아 방송 후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PD는 지난 15일 JTBC에서 방송 중인 '이영돈 PD가 간다'에서 최근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릭(Greek) 요거트' 제품에 관해 다루면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8개의 그릭 요거트 제품 중 진짜 그릭 요거트는 없다'는 내용을 내보냈다. 또 무가당 그릭 요거트 판매점으로 알려진 한 업소의 제품을 검증하며 '(설탕이 첨가된) 디저트 같다'고 평했다. 특히 이 PD가 방송 후 한 업체의 요거트 광고 모델로 등장하면서, 자신이 광고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시중의 그릭 요거트 제품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린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하지만 이 방송이 나간 뒤 '디저트 같다'는 평가를 받은 업소 대표 김모(29)씨는 인터넷에 "가게에서 무가당 요거트를 판매하는데도 굳이 다른 토핑이 들어간 요거트를 먹고선 방송했다"고 항의 글을 올렸다. 김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제작진에게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무가당 요구르트 메뉴가 있음을 알려줬음에도 제작진은 설탕이 소량 함유된 가당 요구르트를 주문했다"며 "제작진이 촬영을 몰래 해갔고 (이후) 방송사에 항의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PD가 JTBC 이전 재직한 한 공중파와 다른 종편 채널에서 제작한 프로그램도 일부 업체 측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이 PD가 다른 종편에 근무하던 지난해 1월 제작팀은 방송에서 목포의 한 유명 간장게장집을 찾아가 음식을 시켜 먹으며 "게장이 얼어 있고 비린 맛이 난다"며 혹평했다. 그러나 해당 음식점 사장 이모(43)씨는 본지 통화에서 "촬영 당일 준비된 게장이 모두 팔려 '꽃게 무침밖에 낼 수 없다'고 말했는데, 제작진이 '간장 맛만 볼 것이기 때문에 얼어도 상관없다'며 부탁해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 PD는 지난해 5월 방송된 '죽염' 편에서 '보라색 죽염(자죽염)에 불순물인 대나무 숯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하지만 죽염공업협동조합 측은 "시중에 나온 자죽염은 불순물이 모두 제거돼 식품 규격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방송사는 나중에 홈페이지에 반론 보도문을 게재했지만, 조합 측 관계자는 "방송 후 전체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탐사보도를 표방했지만 프로그램이 흥미 위주로 흐르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탐사보도는 정확성이 없거나 형평을 잃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만큼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PD는 29일 본지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소위 과거 논란에 대한 것은 다 해명이 된 사안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