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으로 고교생들의 이과 선호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업에 유리한 이공계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11일 전국 고교생 132만여명이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이과 응시 현황에서 나타났다.
◇'인구론' 여파? 이과생 증가
29일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현황에 따르면 고2 학생 중 과학탐구를 선택한 이과 학생은 전체의 44.8%로 고3 학생 과학탐구 응시율(39.6%)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았다. 지난해 3월 고3 학력평가에선 과학탐구 응시생 비율이 39.3%였다. 매년 과학탐구 응시생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이다. 통상 수능에서 문과생은 사회탐구를, 이과생은 과학탐구를 치른다. 반면 사회탐구 응시생 비율은 2011년 60%, 2014년 58.7% 등으로 매년 줄고 있고 고2 학생의 경우 53%였다.
이는 최근 ‘인문계 출신 10명 중 9명이 논다’는 의미의 ‘인구론’이란 자조어까지 등장할 만큼 인문계 대졸자의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고교생의 이과 선호 현상이 늘어나는 것을 반영한다. 이번 학력평가는 고3 재학생만 대상으로 치른 것으로 수능을 주관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이 아닌 서울교육청이 출제했다.
1994학년도에 첫 수능이 실시될 당시 이과생 비율은 45.7%로 문과생 비율(45.6%)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후 이과생 비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2년엔 26%대까지 떨어졌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취업에 유리한 이공계열 진학자가 늘고 있고, 고교 반 편성에서도 이과반이 종전보다 늘어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고1 학생이 치르는 2018년 수능에선 이보다 더 이과생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또 '물수능'?…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
한편 지난 11일 치른 학력평가에서 고3 학생이 치른 영어 시험이 매우 쉽게 출제됐다. 영어 만점자 비율은 전체 수험생의 4.36%(2만1445명)로 1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졌다. 고교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가 쉽게 출제돼 만점자가 전체의 3% 넘게 나오면서 '물수능'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3월 학력평가는 작년보다 더 쉽게 출제됐다"며 "안 그래도 EBS 교재에서 수능 영어 지문이 그대로 출제돼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영어 시험이 점점 변별력을 잃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현재 고1 학생이 치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만약 90점 이상(100점 만점)을 1등급으로 정할 경우 이번 학력평가에서 영어 1등급을 받는 학생은 11.4%이며, 80점 이상을 1등급으로 정할 경우 영어 1등급 학생은 20%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