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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물음|천양희 지음| 다산책방|222쪽|1만 3000원

천양희 시인이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았다. 천 시인은 맑은 서정시를 써내 지금껏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그녀가 반세기 동안 갈고 닦은 시론(詩論)을 감성적 언어로 풀이한 산문집을 냈다. 시인은 "어린 시절, 경이롭게 여겼던 사물에 대한 첫 물음이 내 문학의 시작이었다"며 "시에 나이가 없듯이 그 시간은 소멸하지 않고 '첫'은 언제나 처음으로 살아 있다"고 밝혔다. '첫'은 감미롭고 신선하지만 때로는 뼈아픈 참회도 일깨운다. 시인은 40년 가까이 시를 쓰고 나서야 인생에서 잘못 채운 '첫 단추'를 처음 깨달았다고 했다. 그래서 쓴 시가 대표작 '단추를 채우면서'다. '누군가에게 잘못하고/ 절 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중략)/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천 시인의 산문집은 시인 지망생들에게 시 창작의 비결을 일러주기도 한다. 그녀는 "산문이 펼침이라면 시는 오므림"이라며 시의 특질을 꼽았다. 산문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물을 찾아 설명하는 것이지만 "시는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오는지 알 수 없는 세계의 발견물"이라는 것. 시에선 "무엇을 말하기보다는 어떻게 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어떻게 보느냐'는 것이 시의 핵심이다. 시인은 '사는 것에 대해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 사람인 것에 대해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는 시도 썼다. 일상의 눈을 감고 마음의 눈을 떠야 좋은 시를 쓴다는 것. '시는 감정의 해방이 아니라 감정으로부터의 탈출'을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