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前총리 호크 - 25일 밥 호크(가운데) 호주 전 총리가 중국 하이난성(省)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호크 전 총리는 보아오 포럼 개최를 주창한 사람 중 하나다.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인 보아오(博鰲) 포럼 2015년 연차 총회가 중국 하이난(海南)성의 휴양지 보아오에서 26일 개막했다. 이번 총회는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 운명 공동체를 향하여'를 주제로 29일까지 열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등 16개국 정치 지도자와 80여명의 각국 장관급이 참가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우치야마다 다케시 도요타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차오궈웨이(曹國偉) 시나닷컴 회장 등 주요 재계 인사를 포함해 전 세계 49개국에서 2700여명이 참석한다. 관영 신화통신은 "세계 500대 기업 중 65개사가 회장 또는 최고경영자(CEO)를 보냈다"고 말했다.

올해 보아오 포럼의 화두는 시 주석의 경제외교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다. 일대(一帶)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를, 일로(一路)는 동남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한다.

시 주석이 2013년 9~10월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면서 처음 제시한 구상이다. 중국은 이 같은 '신(新)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아시아의 패권적 지위를 굳히려고 한다. 태평양 쪽에서 밀고 들어오는 미국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서쪽과 남쪽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금도 '일대일로 구상'에 대거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AIIB 외에 400억달러의 '신실크로드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은 28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를 통한 아시아의 협력과 혁신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언론지도자 회의에서 중국 측은 "아시아 국가들이 연합해 '신실크로드 구상'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장옌성(張燕生)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학술위원회 비서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2049년까지 35년 동안 진행할 '신(新)개혁·개방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핵심은 일대일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덩샤오핑이 1978년 시작한 개혁·개방을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고급화하겠다는 것이다.

35개국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진 AIIB 창립도 이번 포럼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중국이 주도해 2001년 창설한 비영리·비정부 민간 포럼이다.